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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부산일보 등] 박진감 넘치는 17~19세기 亞 바다 표류 이야기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0-09-02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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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동래에 살던 이지항과 울산 사람 김한남 등 8명은 1696년 4월 13일 강원도 원주로 가기 위해 출항했다. 바람이 순하지 않아 포(浦)마다 들러 정박한 뒤 4월 28일 다시 바다로 나갔다. 하지만 횡풍(가로 부는 바람)을 만나 배가 동해로 표류했다. 식수가 떨어져 바닷물을 증류해 먹으면서 견딘 이들은 5월 12일 에조 지역(지금의 일본 홋카이도)에 도착한다. 이지항은 표류 끝에 홋카이도에서 일본인과 처음 만난 순간을 이렇게 기록했다.


부경대 인문한국플러스사업단·亞문화원

‘아시아의 표해록’ ‘조선표류일기’ 발간

14일까지 부경대 동원장보고관서 전시회


“그들이 강한지 약한지 관찰해 보니, 모습은 흉악하게 생겼지만, 원래 사람을 해치는 무리들은 아니었다. (그들은)본시 글자로 서로 통하는 풍습이 없고 또 피차 말로 통할 수가 없기 때문에 입과 배를 가리키며 배가 고프고 목이 마르다는 시늉을 시험 삼아 해 보였더니, 어탕을 작은 그릇 하나에 담아 줄 뿐 밥을 주려 하지 않았다.”

이지항 일행은 그 뒤 오사카와 대마도를 거쳐 1697년 3월 5일 부산포로 돌아왔다. 이지항이 그 경위와 일본에서 주고받은 필담 내용을 적은 것이 〈표주록〉(1696)이다.

부경대 인문한국플러스사업단(단장 손동주)과 아시아문화원(원장 이기표) 아시아문화연구소가 17~19세기 아시아 바다 표류 이야기를 담은 학술 서적 2권을 공동 발간했다. 발간서는 해역 인문학 자료 총서 3 〈아시아의 표해록〉(소명출판)과 해역 인문학 자료 총서 4 〈조선표류일기〉(소명출판)다.

두 권 모두 표류라는 돌발적인 사건과 드라마틱한 줄거리를 지닌 표해록(漂海錄) 범주에 든다. 표해록은 문학적으로 흥미를 끌고, 상상력과 박진감 넘치는 문화 콘텐츠로 주목을 받고 있다.

아시아의 표해록 아시아의 표해록
〈아시아의 표해록〉에는 모두 7편의 표해록 원문과 해제가 실렸다. 7편 중 2편의 한국 표해록을 제외한 5편은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자료로, 17세기부터 19세기까지 아시아 각국이 풍랑을 헤치고 이어 왔던 다양한 교류의 역사와 실상을 보여 준다.

한국 표해록 두 편은, 이지항의 〈표주록〉과 제주도를 출발한 뒤 풍랑을 만나 베트남까지 표류했다가 돌아온 김대황의 〈표해일록〉(1687)이다. 중국 표해록으로는 대만에서 출발해 베트남으로 표류한 기록인 채정란의 〈해남잡저〉(1836), 중국에서 출발해 베트남에 표착한 반정규의 〈안남기유〉(1688), 일본으로 표류한 정광조의 〈표박이역〉(1842)을 수록했다. 일본 표해록으로는 일본에서 표류하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한 뒤 만주와 조선을 거쳐 돌아온 표류민들의 구술을 받아 적은 이시이 본의 〈달단 표류기〉(1644)를 실었다. 베트남 표해록으로는 베트남을 떠나 일본으로 표류한 군인들의 이야기를 옮겨 적은 장등계의 〈일본견문록〉(1815)을 수록했다.

이지항의 〈표주록〉과 김대황의 〈표해일록〉을 번역한 서광덕 부경대 인문한국플러스사업단 HK연구교수는 “표류 기록은 근대 이전 동아시아 국가나 지역 간 교류 역사를 분석하는 좋은 소재인 동시에 생사기로에서의 ‘아픈 기억’을 담고 있다. 역설적으로 우리는 한 개인의 ‘아픈 기억’을 통해 동아시아 국가나 지역 간 교류 역사를 살필 수 있게 된 셈”이라고 했다.

조선표류일기 조선표류일기
해역 인문학 자료 총서 4 〈조선표류일기〉(소명출판)는 야스다 요시카타(安田義方)라는 일본 규슈 남단의 사쓰마번(현재의 가고시마현)의 중급 무사가 조선에 표류하면서 남긴 일기다. 조선인들의 얼굴 모습과 복장, 풍습, 선박 모형은 물론 부산의 다대포, 우암포 등 포구 그림이 실렸다. 이 자료는 19세기 초 조선의 모습을 생생히 보여 주고, 표류 내용과 송환 과정까지 자세히 언급해 표류 연구사에서 매우 귀중한 자료로 평가를 받고 있다.

사업단은 오는 14일까지 부경대 동원장보고관 1층 글로벌 라운지에서 ‘아시아의 표해록’ 전시회를 연다. 전시회에는 〈아시아의 표해록〉에 실린 표해록 7편에 대한 소개와 여정도, 〈조선표류일기〉에 실린 그림 10여 편을 선보인다. 시각 장애인들을 위해 전시 내용 일부를 점자로 제작하고 점자 리플릿도 제공한다. 이번 전시회 주요 콘텐츠는 10월 27일 부산에서 열리는 제14회 세계해양포럼에도 소개될 예정이다.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2020.08.05. 부산일보 발췌>
[출처: 부산일보] http://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20080518212052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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