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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역인문학 연구총서3> Formation and Conflict of Modern Humanities Network in Northeast Asian Sea RegionISBN 979-11-5905-441-9 93910
<출판사 서평>
남중국해, 동중국해, 황해, 동해 등으로 구성된 동아시아의 바다 그리고 그 바다와 연결되어 있는 동북아해역은 오래 전부터 이 지역에 거주했던 사람들이 왕래하고 교역했던 공간이었다. 연해에서 고기를 잡던 어부에서 비롯하여 무역을 하던 상인들 그리고 외교 사절 또 침략 전쟁을 하던 수군(水軍)과 노략질을 일삼던 해적에 이르기까지 이러한 사람들에 의해 다양한 인적 물적 교류가 이루어졌던 곳이다. 그런데 근대 시기에 접어들어 이 동북아시아인들만의 활동 공간에 서양인이라는 이질적인 역사와 문화를 배경으로 지닌 사람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서양인들 가운데 누구보다 먼저 동아시아 바다를 통해 동북아해역에 도착한 이들은 상인과 선교사들이다.
초기의 서양 상인들은 동북아해역과 해상에서 무역을 하고 있던 동아시아 상인들과 교역을 진행했는데, 이들은 서로가 필요한 물품을 사고팔았으나 그 물건들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동아시아 중세 국가의 정책과 마찰이 발생했다. 당시 동아시아의 바다는 해상무역이 활발히 이루어진 곳이었지만, 그 교역의 품목을 조달하는 것은 결국 해역을 통한 육역의 공간이었다. 따라서 해역의 어떤 특정 공간이 중요해졌고, 그곳이 바로 항구였다. 그런데 그 항구는 결국 육역을 지배하는 왕조 국가의 영향력 안에 있었다. 그래서 개항은 근대 이전이든 이후든 중요한 사건이 된다.
이후 더 많은 서양 상인들이 교역을 요구하게 되고, 그래서 동서양 개인 상인들간의 자유 무역에 불과했던 동북아해역의 교역은 점차 규모가 커지고, 또 이익이 증가하면서 국가가 개입해 그 무역을 보장해주는 구조로 바뀌게 된다. 이것이 바로 국민국가의 출현 그리고 국민국가의 연합에 의한 세계체제의 수립이다. 곧 자유로운 개인간의 해상무역이 점차 국가들간의 무역으로 전환된 것이다. 아편전쟁으로 대변되는, 개인 무역의 안전 확보를 위한 국가 권력 즉 군사력(해군)의 사용은 동북아해역에 전쟁(해전)이라는 참상을 낳았다. 이제 동아시아 바다는 자유로운 교역의 바다가 아니라 전쟁의 바다가 되었다. 근대 이후 동아시아 바다는 평화와 공존의 바다가 아니라 대립과 갈등의 바다가 되었던 것의 시작이 바로 아편전쟁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부정적인 측면도 존재하지만, 동아시아 바다를 통한 동서양 문물의 교류라는 역사적인 사건도 무시할 수 없다. 서양 상인들은 교역 물품 외에도 다양한 물건들을 가져왔고 또 가져갔으며, 그리고 장기적인 교역을 위해 동북아해역에 정착하면서 그들의 이국적인 일상생활 또한 그 지역의 새로운 문화로 소개되었다. 이로 인해 동북아해역은 이문화간의 교류와 융합이 일어나는 장소이기도 했다. 아울러 서양 상인들을 따라 일찍부터 그리스도교를 전파하기 위해 선교사들이 목숨을 걸고 바다를 건너왔다. 카톨릭 예수회 선교사 마테오 리치로 필두로 많은 선교사들이 동아시아 전도를 위해 건너왔고, 또 이들은 전도를 위한 성경이나 교리서외에 서양의 학문도 들여왔다. 이들의 이러한 노력은 동아시아에 새로운 문화를 심어주었고, 이는 국가간 무역을 바탕으로 한 국민국가의 수립과 맞물려 근대 문명으로서 수용해야할 지상의 과제로 인식되게끔 되었다.
‘근대 동북아해역과 인문네트워크의 역동성 연구’라는 아젠다의 2년차 주제인 ‘근대 동북아해역 인문네트워크의 형성과 갈등’에서는 동북아해역의 인문네트워크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대립과 갈등의 상황을 검토하고, 그것이 지닌 긍정과 부정의 양면을 공히 살피고자 한다. 사실 이문화(異文化)가 접촉하는 과정에서 대립과 갈등이 발생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심지어 그 대립과 갈등은 전쟁이라는 전면적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현재도 동북아해역에 상존하는 전쟁의 위협은 바로 여기서 비롯된 것이다.
이 책은 동북아해역에서 전개된 이 150여 년간의 인문네트워크의 과정을 지식과 민간 그리고 역사의 측면에서 살폈다. 1부는 해양의 관점에서 근대 중국의 역사를 조망하는 글과 최근 중국의 해양강국 전략을 검토하는 글 그리고 박물학적 관점에서 동북아해역의 어류에 대한 지식의 전파와 수용에 대한 글을 모았다.
2부는 동북아해역에서 펼쳐진 다양한 문화교류의 양상들을 근대 학술사와 서양 선교사의 여행기 등을 통해서 드러내고, 또 중국 근대 작가의 해역문화에 대한 이해 및 서양 외래어의 유입 양상에 대한 글들로 구성했다. 마지막 3부는 동북아해역에서의 사람의 이동과 정착 그리고 동북아 바다를 둘러싼 분쟁 등을 다룬 글을 수록했다. 모쪼록 이 속에 수록된 글들이 동북아해역이 지닌 의미를 이해하고 또 동아시아 바다를 둘러싼 대립과 갈등을 해소하는 지혜를 찾는데 일조하기를 바란다.
<목차>
Preface 003
Summary of the Series in English 007
Part 1 / Marine and East Asian Modernity
Sehyun Cho_ A Maritime View on the Formation of Modern China __15
Sukyoung Kwak_ China’s Maritime Power Strategy and Sinocentrism:With a Focus on Islands Disputes and the Maritime Silk Road __59
Moonkee Kim_ Affluence in the Little Ice Age:Natural History of Herring, Cod and Pollock __85
Part 2 / Cultural Exchange in Northeast Asian Sea Region
Kwangdeok Seo_ Contention Between National Studies and Regional Studies(Foreign Studies) in the Course of Formation of East Asian Modern Studies:Focusing on the Formation of Chinese Studies in Korea before Liberation __115
Bogo Lee_ Dual Position of Cross-Border Travelers in Cultural Contact Zones Viewed from “Journal of a Voyage Along the Coast of China” __145
Seungwoong Ahn_ Shen Cong Wen and Maritime Culture of Qingdao __176
Minho Yang_ A Study on the Introduction of Modern Western Languages to Japan:a Focus on Loan Words from the Dutch Language __204
Part 3 / Hybridity of Sea Area Culture
Minkyung Choi_ A Review of the Concept of ‘Diaspora Space’ and Busan-Focusing on the Beginning of a Movement __225
Sehyun Cho_ From the Chinese Concession Area(淸國租界地) to Choryang(草梁) Chinatown-History of Overseas Chinese in Busan __252
Mihee Kong_ A Consideration of the Characteristics and Historical Background of Japanese Fusion Cuisine Created Through Cross-cultural Exchanges with the West in Port Cities __284
Contributors __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