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정기 오키나와에서의 점령지역구제자금(GARIOA) 유학의 사회적 의미-귀국 유학생의 금문클럽 활동에 주목하여-
저자
최민경
논문지명
한양대학교 동아시아문화연구소
게재연도
2022, vol., no.90, 통권 90호 pp. 138-162 (25 pages)
본문
1949년부터 1970년에 걸쳐 점령지역구제자금(GARIOA) 원조로 진행된 도미(渡美)유학은 제도의 지속기간, 배출 유학생 수 및 그들의 사회적 지위와 활동 등을 보았을 때 미군정기 오키나와를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창(窓) 중 하나이다. 본 연구에서는 특히 유학생들이 귀국 후 조직한 친목단체인 금문클럽(金門クラブ, Golden Gate Club)의 활동에 주목하여 오키나와-미국-일본 본토라는 ‘삼각관계’ 속에 착종하던 미군정기 오키나와에서 GARIOA 유학이 지녔던 사회적 의미를 검토하고자 하였다. 금문클럽은 어디까지나 귀국한 GARIOA 유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으로 설립 과정에 류큐열도 미국 민정부(USCAR) 등의 요청이 개입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실제 금문클럽의 활동을 통해 USCAR 관계자와의 교류가 이뤄졌고, USCAR에서는 이를 통치에 적극 활용하고자 했기 때문에 미군정기 오키나와 일반에서 보았을 때 금문클럽은 특수한 존재이자 비판의 대상이었다. 그러한 가운데 금문클럽이 ‘친미엘리트’, ‘미군친위대’라는 ‘시선’과 마주한 방법은 스스로의 비정치성을 강조하고 외부적 유연성과 내부적 다양성을 확인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특징을 지닌 금문클럽의 존재는 미군정기 오키나와에서 당시 사회 전체를 집어 삼켰던 ‘친미 대 반미’라는 이분법적인 구도가 결코 절대적이지 않음을 말해준다. 즉, 일반적으로 미군정기 오키나와를 이야기할 때 전제로 하는 ‘큰 이야기’로는 설명되지 않는 주체들의 집단으로서 금문클럽은 존재했던 것이며, 이를 통해 다양한 고뇌와 행동이 뒤얽힌 ‘사람’이 살아간 사회로서 미군정기 오키나와를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